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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New Zealand)/워킹홀리데이

뉴질랜드 빈대(bedbug), 벼룩(flea), 진드기와의 싸움

 

20.04.05(일)
주말을 맞이해 집 뒷마당에서 가드닝을 하고 있는 집주인 언니 따라 나도 바나나 나무에 매달려있는 죽은 잎 따위 들을 잘라내는 일을 한 두 시간 정도 했었다.
그러고 나서 손발 씻고 옷 갈아입고 침대에서 잠시 쉬었는데 그때였던 거 같다 벌레 놈이 내 이불이 붙은 게
다음날부터인가 자고 일어나 보니 종아리와 허벅지 사이에 벌레 물린 자국과 함께 무진장 가렵기 시작했다.

 

 

 

 


20.04.07(화)

너무 가려워서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포포 크림을 발랐는데도 진정이 되질 않았다. 안 그래도 뉴질랜드에 와서 없던 피부묘기증이 생겨서 고민이었는데 벌레 물린 자국에 엄청난 가려움까지 생기다니 : (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개미한테 물린 줄 알고 시간 좀 지나면 금방 나아질 줄 알았다.

 

 

 

 


20.04.09(목)

이번엔 허벅지 쪽이 아닌 종아리 부근에도 물린 자국이 생기고 가려웠다.

처음 벌레 물린 이후로 이불, 베개커버, 매트리스 커버도 계속 수시로 세탁기 돌리고 했는데도 나아지는 게 아니라 물린 자국이 더 생겨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저녁에 이불에서 조그마한 검은색 벌레 같은 게 기어 다니는 거 발견해서 잡아 죽였는데 이게 대체 뭘까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해서 금방 죽인 벌레랑 닮은 벌레를 찾아봤는데 딱 이거다! 하는 걸 찾지 못했다.

빈대(bedbug), 벼룩(flea), 진드기 등 물렸을 때 자국을 비교해봤는데 베드 버그 같기도 하고, 플리 같기도 하고 알 수가 없었다.

 

그러고 며칠 후 또 뒷마당에 세탁한 이불을 널고 있는데 조그마한 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건 지난번에 침대에서 발견한 벌레랑은 다르게 생겼었는데 뭔가 벼룩 같은 느낌이었다.

진짜 그 벌레 때문이었던 걸까 그 벌레를 잡은 이후로 더 이상 물리는 게 없어졌고, 기존에 물린 곳만 계속해서 간지러웠다.

 

지금 지내고 있는 집에 건조기가 없는데 플리나 베드 버그 이런 것들은 일반 세탁으로는 죽일 수 없고 건조기로 뜨거운 열을 가해야 죽는다고 해서 런더리 샵을 찾아가려고 했는데 마침 더 물리는 게 없어져서 다행이었다.

 

 

 

 


20.04.23(목)

지난번에 벌레 때문에 한 열흘 고생하고 끝났다 싶었는데 며칠 지나서 또 물린 자국이 생겼다. 딥빡

근데 이번에 물린 자국은 지난번과는 달라 보였다. 자국이 훨씬 더 컸고 마치 모기 물린 것과 비슷한 모양이었다.

극강의 가려움 때문에 진짜 삶의 질이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20.04.25(토)

잠자고 일어날 때마다 물린 자국이 점점 늘어났고, 허벅지, 종아리 특정 부위에 몰려서 물린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허리, 다리, 발등, 허벅지 안쪽, 엉덩이 등 몸 전신이 다 물리고 있었다. 엉덩이에만 스무 방 물린 듯...

 

 

 

 


20.04.28(화)
이 전날엔 자다가 몸이 너무 간지러워서 새벽에 벌떡 깨기까지 했다.
결국 플리 밤을 사다가 터뜨려야겠다 싶어서 집주인 언니한테 얘기를 했다.

집주인 언니가 보더니 물린 게 왠지 집먼지 진드기 같다고 방이랑 이불, 매트리스 커버뿐만 아니라 매트리스도 햇빛에 쬐어보자고 했고, 그래도 물리면 그때 플리 밤을 터트리기로 했다.
사실 이때쯤 오클랜드에 비가 자주 와서 계속 습한 날씨였고, 락다운 때문에 집에서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한동안 방 창문도 잘 안 열고 창문에 달려있는 블라인드도 아예 내려놓은 상태로 지냈었다.

 

 

 

 


20.04.29(수)

이제는 엄청 예민해져서 침대에 누웠을 때 조금이라도 피부가 간지러운 느낌이 들면 벌떡 일어나서 불을 켜고 침대에 벌레가 있는지를 막 찾아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는 진짜 스트레스가 최고조였고, 벌레로 사람이 이렇게 스트레스받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진짜 벌레가 있어서 그런 거 일수도 있겠지만 내 신경이 죄다 거기에 쏠려있어서 스트레스 때문에 더 그런 거 같기도 해서 최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했더니 좀 괜찮아지는듯했다.

 

 

 

 


20.05.01(금)

아침에 눈뜨면 바로 창문 열고 침대 매트리스 커버, 이불, 베개 등 뒷마당에 다 널고 매트리스도 최대한 햇빛에 쬐기를 4일 정도 했더니 거짓말처럼 물리는 게 하나도 없어졌다.

집주인 언니 말대로 집먼지 진드기였나 싶기도 하고, 그전에 물렸었던 곳들이 가려운 것만 빼면 더 이상 물리지 않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행복했다.

 

 

 

 


20.05.18(월)

그 이후로 2주 넘게 시간이 흘렀고 지금 현재는 아무것도 물리지 않고, 가려운데도 하나도 없고 잘 지내고 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면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매트리스도 최대한 햇빛에 쬐고 그렇게 했더니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멀쩡하다.

흉터는 남아 있긴 하지만 시간 지나면 서서히 사라지겠지 싶어서 신경 안 쓰고 있다.

 

 

 

 


혹시라도 나처럼 벌레 물림 + 간지러움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 2~3일 정도는 이불, 매트리스 커버뿐만 아니라 매트리스도 햇빛에 쬐어 보는 걸 추천한다.

 

뉴질랜드는 자연 자연한 곳이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벌레가 나한테 딸려올지 모르니깐 아예 플랫을 구할 때, 건조기가 있는 집을 선택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인 듯! 플리(벼룩)나 베드 버그(빈대)는 고온에서만 죽기 때문


그리고 매트리스 사용 기간을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너무 오래된 매트리스는 사용하기 찝찝하니깐(참고로 내가 지내고 있는 방의 매트리스는 사용한 지 3년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뉴질랜드 올 때 스프레이 형태로 된 진드기 퇴치제를 구매해오는 것도 추천한다.
미사용시 한국 돌아가기 전에 중고 커뮤니티에 올려 팔고 가면 되니깐 사 오는 걸 강력 추천!!

 

정말이지 2020년 4월은 내 인생에서 최악의 4월이었다. 윽

 

 


+ 추가

 

그 가려움 사건이 있고 나서 내가 원래 지내던 방 바로 옆방이 빈방이었는데 조만간 그 빈 방을 뷰잉 하러 새로운 사람이 온다길래 집주인 언니한테 내가 그 빈방으로 옮겨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OK 해서 방을 바꿨었다.

 

전에 지내던 방의 바닥은 카펫이었고, 옆 빈방의 바닥은 나무 바닥이었기에 더더욱 옮기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서 새로운 사람이 내가 지내던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나중에 얘기를 하다보니 한 번씩 몸이 간지럽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보니깐 이 친구도 아예 블라인드를 쳐놓고 지내는 스타일이라, 매트리스, 이불 등을 햇빛에 쬘 일이 거진 없어 보였다.

 

그래서 얼마 전에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필요한 물건들을 택배로 받았을 때 같이 주문했었던 시트 타입의 진드기 제거제 하나를 그 친구에게 선물로 줬다.

 

(차마 내가 그 방에 살 때도 가려웠었다는 말은 할 수가 없었다... )

 

그러고 며칠 지나서 그 친구한테 물어봤다니 이 시트를 붙인 이후로는 물리는 게 없다면서 어디서 샀냐고 더 사고 싶다며 나에게 물어봤다.

 

나 또한 지금 옮긴 방의 매트리스 위에 붙여놓은 상태이다.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오는 사람들은 혹시 모르니깐 진드기 제거 시트를 몇 개 사 오는 걸 강추한다! 확실히 효과가 있는 듯하다.

 

 

하나를 사면 4장의 시트가 들어있고, 따로 스티커를 떼어낸다던지 그러는 게 아니라 문양이 찍혀있는 면을 위로 향하게 해서 매트리에서 올린 후 매트리스 커버를 씌우면 끝이다.

 

한 번 붙이면 3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고 한다.

 

 

난 롯데홈쇼핑에서 4개입 X 3개를 주문했다. (컴배트 진드기싹 시트)

 

 

3개 해서 총 22,900원인데 플러스쿠폰 1,600원 할인받아서 총 21,300원에 구매했다.

 

1개당 7,100원 꼴!

 

한국에서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올 때 꼭 필요한 물건 중 하나, 진드기 퇴치 시트 !!!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카펫 생활이 익숙하고, 습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다 유용하게 사용되어질 듯하다.